최근 종영된 공신이 막장이라는 말이 많더군요. 공신을 대부분 본방사수한 사람으로서 느낀 점을 써봅니다.
일단 드라마는 참 대충 만든 티가 나는 것 같았습니다. 여름방학 특훈인데 입에서 김이 나오는 등의 완성도 문제, 난데없는 놀이터 벚꽃연출로(역시 입에서 김 나오는데) 짙은 왜색을 드러냈지요. 우리나라에 벚나무가 무슨 동네마다 있는줄 아나봅니다. 주인공이 다니는 병문고의 막장 상태역시 과장된 감이 있으나 부산 모 고등학교에서는 학생이 같은 반 학생을 폭행해서 죽인 사례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저정도 상태는 충분히 가능할 수 있을 정도라고 봅니다.
각설하고 일단 이 드라마를 까는 주요 원인이 다음과 같다고 생각됩니다.
첫째로 맹목적인 서울대 집착.
둘째는 입시문제를 교사와 학생, 학교 탓으로 떠넘겼다는 것.
셋째는 학벌서열화, 성적차별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는 점.
헌데 문제는 이 드라마가 뭘 까는 드라마인지 모르는 것 같다는 점입니다. 제가 보고 느낀 바로는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학생과 교사, 학교를 까는 드라마입니다. 정확하게는 "공부할 생각은 안하고 입만 살아서 입시제도가 어쩌구 하는 학생"과 "니 공부 니들이 하지 내 알 바 뭐냐"하는 선생, 그리고 "학생의 학업과 인성교육은 뒷전이고 자사고로 전환되어 명문 되보겠다는 학교" 등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학생과 교사와 학교를 깔 수 밖에 없지요. 그리고 현실이 그렇습니다. 깔 만 하니까 까는 겁니다. 학생의 학업 성취도는 부모의 자본에 비례한다고요? 50% 정도는 그럴지 몰라도 나머지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게 보는 근거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사교육을 많이 받을 수 있어서? 글쎄요. 그래도 애가 공부 안하면 아무 소용 없습니다. 이 드라마에서도 홍찬두는 부잣집 아들로 무척 잘 살지만 성적은 전교꼴찌였죠. 공부 안하는 학생은 집이 부자든 아니든 성적은 똑같이 개판입니다. 입시제도가 어쩌구 하기 전에 일단 공부는 하면서 입을 놀려야지요. 그렇다고 그렇게 말은 잘하는 애들이 시위라도 하고 입시관련 시민단체 같은데서 활동이라도 하면 모를까 그냥 공부하기 싫어서 안하면서 그런소리 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입니다.
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 나오는 교사들은 두발단속과 회식자리와 월급에만 관심있을 뿐 학생들의 학업이나 인성은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대부분 그러죠. 교사의 의무는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근데 말이죠. 수업시간에는 1년 내내 잠이나 쳐 재우다가 수능 시험 전날 정성스럽게 초콜릿이랑 필기구 몇개 해주고 그러면 "좋은 선생님"이라고 평가하는 거라면 정말 "아닙니다." 그런 선생 도움 안됩니다. 교사의 의무는 지식이든 인성이든 가르치는 것입니다. 둘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안됩니다. 공신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대로 입시강사가 되도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안가르치는 사람이 선생하면 아니지 않습니까.
학교도 그렇지요. 학교들은 오직 지역균형으로 서울대 몇명 가느냐만 관심이 있습니다. 성적이 나쁘고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은 어딜가든 말든 관심도 없죠. 그러니까 경기도 평준화 지역에서 지역균형으로 서울대 3명 보내고 300명 정도는 재수/전문대/지잡대 보내면서 명문이라고 플랜카드 내거는 학교가 나오는 거구요. 이 드라마에 나오는 병문고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부를 하든말든 관심도 없고, 신경도 안쓰죠. 그러면서 중간에 나오는 공부잘하는 고2애 두명처럼 에이스 몇명 키워서 서울대 보내놓으면 끝이라고 생각하죠.
성적차별이 이 드라마에서 왜 나오는지 모르겠네요. 분명 이 드라마에서 나온 특별반은 입시 특별반이 맞습니다. 그러나 이 특별반은 "공부 못하는 학생"을 위한 것이었죠. 공부 못하는 학생 공부시켜주는 게 왜 나쁩니까? 그것도 학교에서 무상으로 해주는데. 학교에서 저런것의 반만큼만 해줬더라도 정말 소원이 없겠습니다. 이런 특별반이 설치된다면 어차피 강남에 쏠린다고 하는 사람도 많네요. 근데 그러면 그 쏠림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생각을 해야지 저런 것 자체를 막아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요. 또한 특별반 설치가 왜 학교파괴라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 이 특별반은 입시교육을 책임지는 담임 외에도 부담임을 두어(한수정 선생님)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어느정도 담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드라마는 제대로 보고 하는 말인지 모르겠네요.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공감이 안가는 것은 바로 천하대 집착입니다. 서울대 가면 그냥 룰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참 이해가 안가네요. 서울대 수의학과같은 과에 가서 무슨 룰을 바꾸겠다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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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자 2010/02/28 01:01
드라마상에서 비록 마지막회에 천하대 가는것만이 목표가 아니라고 하엿지만, 전체적 구성상 천하대를 목표로 삼으라고 하는 말은 이미 기정사실이더군요. 자신의 목표가 뭔지 그런 점을 위해 나아갈수 있는. 그런 희망을 주는 드라마엿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것이 제 생각입니다 =ㅂ=
아직도 우리 사회는 기회평등이 주어지지 않은 사회거든요.
P.S 돈이 없다고 공부를 못하진 않는다는 말은 사실이지만, 공부를 잘할수 있는 환경이 이미 못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돈 가진 사람들보다 몇십 몇백배의 노력이 없이는 그들만큼 잘할수 없습니다. 그런 점도 부각시켜 주셧으면 감사해요 ㅋㅋ-
Nazca 2010/02/28 01:02
그런것도 맞는 말씀이긴 한데, 저 드라마는 까려는 대상은 정말 잘 깐 드라마인 것 같다는 거죠(....)
천하대가 유일한 답이다! 이건 좀 아니었지만, 애들한테 순수하게 공부하라고 하는 것은 좋았습니다. 특히 말로만 공부해라가 아니라 진짜 이끌어주는 것을 보고 참된 스승이 저런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
Nazca 2010/02/28 01:08
그건 문제이긴 합니다.
근데 교육제도 까는 것보다 더 문제인게 입만 살아서 교육제도 까기만 하고 공부는 안하는 애들 같아요. 겪어본 바로는요.
사실 별거 없어요. 그냥 열심히 하면 한 만큼은 나오거든요. 근데 당장 고3인데 공부는 안해놨고 교육제도 짜증나고, 입만 살아서 어쩌고 저쩌고.... 이런 애들 참 많다니까요.
자기가 입시제도를 위해 대안이라도 생각하거나 그랬으면 말을 안합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좋은 드라마가 아니라 "목적에 충실한 드라마"는 맞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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